<독자 투고> 균열 똥을 먹다 - 이기연 시인

이기연 | 기사입력 2020/09/01 [18:50]

<독자 투고> 균열 똥을 먹다 - 이기연 시인

이기연 | 입력 : 2020/09/01 [18:50]

 

▲ 이기연 시인 

 

 

내가 사랑하는 안산의 한 심장에

독사를 닮아 맹독을 잔뜩 품은

시커먼 균열이 아가리를 벌리고 있다

 

쩍 벌어지는 균열 위를 날고 있는

검디검어 선함과 악함을 보지 못하고

안산 하늘의 빛을 가릴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독수리 몇 마리가 있는가 보다

 

배고픈 균열은 아가리를 벌리며

쩍쩍 짖어 댈 때면 독수리 몇 마리는

누리끼리한 똥을 먹여준다

 

배부른 균열은 늘어지는 하품을 해대며

세계의 선한 사람들의 공포를 먹고 자라는

코로나 보다 더 치명적인 균열의 씨앗을

행복이 훨훨 날고 있는

중앙동 꽃밭에 뿌려 댄다

 

중앙동 꽃밭은

생생의 안산 따스한 하늘빛과 중앙로의

푸른 녹지에서 불어오는 안산시민의

오장 육부를 푸르게 씻겨줄 산소가 있다

 

시커먼 독수리 발톱으로 움켜쥔

포크레인은 오늘도 중앙로의 푸른 녹지를

깔고 뭉개며

균열을 위하여 진군가를 불러댄다

누리끼리한 똥을 싸대는 몇 마리 독수리를

위하여 위하여

 

광화문에서 피어나는 진실의 촛불이

거짓을 삼켜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었듯이

안산 중앙동의 아름다운 꽃들은

균열속 어둠을 삼키고 환한 빛속에

향기 가득 안고 피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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